기업관리79 사람이 들끓는 곳, 새로운 기회와 시련 사람이 들끓는 곳, 새로운 기회와 시련 항도 부산은 인산인해로 들끓었다. 해방으로 귀국 동포가 쏟아져 들어오고 미군 진주로 북적이며 경제는 꿈틀대는 생물처럼 생존과 미래의 웅비를 위해 거친 숨결을 몰아쉬고 있었다. 부산을 한 달 만에 다녀온 구인회는 바로 농토를 매각해 부산으로 사업 거점을 옮긴다. 우선 서대신동에 일제가 남기고 간 적산가옥을 구입하고 이사한 뒤 그 해 11월에 조선흥업사(朝鮮興業社)라는 무역회사 간판을 내건다. 이 무렵, 구인회의 부 획득 방식은 타 그룹과 사뭇 대조된다. 이는 LG가 자랑스러워하는 점이다. 한국의 많은 재벌기업들이 일제가 남기고 간 2천5백 개 이상의 공장과 기업체, 부동산 및 전국토의 15퍼센트에 해당하는 토지 등 전체 16만6천3백건의 적산(敵産)을 헐값에 인수하며.. 2013. 5. 6. 돈보다는 기회를 움켜잡아라 돈보다는 기회를 움켜잡아라 해방은 열린 판도라 상자처럼 환희와 혼동을 한꺼번에 쏟아냈다. 일반 국민들이 환희에 들떠 있을 때 정치인들은 새로운 시대의 권력을 잡기 위해 동분서주했고, 기업가들은 새로운 사업 기회를 부단히 탐색하고 있었다. 위기와 기회가 병존하며 모색과 실천이 불확실성이라는 이름으로 서성거리고 있었다. 전쟁과 함께 모든 걸 잃거나, 최대의 수혜자가 되는 극단적 선택도 부(富)의 격변을 잉태해 내며 만삭의 몸으로 찾아왔다. 주체 못할 격변의 시기에 기업가 구인회에게 해방은 어떻게 다가왔을까? 그에겐 소상업적 지주 기업가에서 근대적 기업가로 이동하는 기회로 다가왔다. 변화의 시기, 구인회의 두뇌 회전과 실행력은 누구보다도 빨랐다. 우선 근대적 의미의 기업가로 변신하기 위해 토지 일부를 재빨리 .. 2013. 4. 29. 흐름을 갈아타는 성공의 법칙 흐름을 갈아타는 성공의 법칙 전시 경제에서 어물을 취급하며 쏠쏠한 재미를 보았지만, 구인회는 1941년 태평양 전쟁(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면서 어물 거래에도 한계를 느낀다. 전쟁으로 시국이 불안해지자 구인회는 뭔가 바뀌지 않을 것, 닳아 없어지거나 사라지지 않을 것을 급히 찾게 된다. 그것은 토지투자였다. LG 기업사를 보면 징검다리를 건너뛰는 듯 결정적 전환점이 종종 나타나곤 하는데 바로 이때가 그런 상황이었다. 놀라운 점은 하늘이 매번 구인회의 선택을 돕는다는 것이다. 그가 재물 복이 있어서 그런 것인지, 냉철한 판단력과 실행력 덕분인지 명확히 구분할 수는 없다. 구인회만의 긍정적 사고와 도전 정신은 그가 지닌 인간미 그리고 끊임없는 노력들과 만나 늘 상승작용을 일으킨다. 구인회가 예금에서 토지로.. 2013. 4. 24. 내일이면 내일의 바람이 분다 내일이면 내일의 바람이 분다 하신상업을 운영하던 시기, 구인회의 정신적 단련 여부를 엿볼 수 있는 한 일화가 있다. 1942년 봄, 다도해에 물고기들이 몰려들자 구인회는 부족한 일손을 돕기 위해 배에 함께 올라탄다. 그런데 별일 없을 것 같던 배가 난데없이 고장을 일으키는 바람에 한 밤 내내 파도에 떠밀리며 견뎌야 하는 상황이 벌어진다. 다들 불안해 떨며 잠 못 이룰 때 구인회는 태연하게 코를 골며 잘도 잤다. 주변 사람들이 놀라서 물었다. "아니, 어떻게 그럴 수 있어요?" 불안에 빠져 있는 사람들이 볼 때 구인회는 터무니없이 태평한 사람으로만 보였다. 그가 대답했다. "어쩌겠나? 이미 이리된 것을. 마음 편하게 먹고 뭐 재미나는 이야기나 하면서 때를 기다리세. 내일이면 또 다시 내일의 바람.. 2013. 4. 22. 원천 경쟁력을 얻기 위한 '찾아가는 전략' 원천 경쟁력을 얻기 위한 '찾아가는 전략' 일본 상계의 규모와 전시 경제를 접한 후 구인회는 부아가 일었지만, 속을 끓이기 보다는 당장 할 수 있는 일을 찾았다. 어느 날 그는 평소 알고 지내던 김필수라는 사람이 하는 어물가게를 지나게 되었다. 골똘히 생각하던 구인회의 머릿속에 갑자기 번쩍 하고 불꽃이 일었다. "바로, 이거다! 어물은 전시통제대상 물건이 아니지 않은가. 집집마다 밥상에 올라가는 물건을 손에 대는 건 어떤가······." 김필수에게 물어보니 어물은 찾는 사람은 많은데 구할 방법이 마땅치 않다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그걸 모을 방법을 연구하면 될 것이었다. 그 즉시 구인회와 김필수는 의기투합해 어물전을 함께 운영하기로 하고 필요한 방법이 뭘 지를 연구한다. 두 사람은 몇 가지 전략적 접근이 .. 2013. 4. 19. 어떤 상황에서도 원칙을 준수한다 어떤 상황에서도 원칙을 준수한다 일제는 말기로 갈수록 노골적인 침략행위를 강화했다. 1937년 들어 만주일대가 술렁거리기 시작하더니 그해 7월 7일에는 북경 교외의 노구교(蘆溝橋)에서 일본군이 군사행동을 일으킨다. 이를 계기로 중일전쟁이 터진다. 한반도에 불똥이 튄 것은 자명했다. 전쟁은 경제의 또 다른 표현이라던가! 암울한 상황이었지만 사업가 구인회는 본능적으로 전쟁이라는 대변화에 주목한다. 나아가 이런 외부 환경 변화에 맞서 변치 않을 경영 원칙을 세운다. 몇 가지 변치 않는 원칙은 이때 나온다. 첫째, 상점을 경영한다는 것은 이익을 올리겠다는 신념에 전념하는 것이다. 둘째, 변화하는 정세를 예견하고 위험에 처하더라도 기회를 포착해야 한다. 이익과 기회라는 간단명료한 이 두 가지 원칙을 바탕으로 그는.. 2013. 4. 17. 이전 1 ··· 6 7 8 9 10 11 12 ··· 1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