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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강의/문익점: 더 씨드(The Seed)

문익점의 목화씨에서 발견한 신성장 동력

by 전경일 2018. 10. 17.

 문익점의 목화씨에서 발견하는 신성장 동력

 

조직은 항상 본업에 충실하면서도 새로운 동력 찾기에 목말라 한다. 모든 조직이 구성원들의 노력에 의한 결과물로 생산성과 수익을 이룬다고 볼 때, 구성원 각자가 지닌 신성장에 대한 넘치는 욕구는 기업의 성장은 물론 지속가능성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그렇다면 보다 큰 목표를 이루기 위한 수종 사업에 대한 관심은 어떻게 해서 나올까? 각 개인은 무엇을 해야 할지, 역사적 사례를 통해 살펴보기로 하자.

 

 

# 조선의 목화는 어떻게 일본 토요타가 되었는가

 

일본 나고야에 위치한 토요타산업기술기념관에 가면 방적기 등 일본 기계공업의 역사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전시관이 자리 잡고 있다. 그 뒤로는 우리에게 익숙한 토요타자동차 전시관이 있다. 이 기념관은 목화가 심어져 있는 화분 하나로부터 시작된다. 토요타와 목화가 무슨 관련 있길레 목화를 전시하고 있는 걸까?

 

일본에 목화가 전래된 것은 조선을 통해서였다. 목화만 전래된 것이 아니라, 직기류와 제작 방법 등 요즘말로 R&D 기술이 함께 전래되었다. 조선에서 건너간 이 직기를 평생 개발한 사람은 토요타의 창업자인 토요다 사키치(豊田佐吉)였다. 그는 토요타자동차의 전신인 토요타자동직기주식회사를 만들고, 평생 직기 개발에 힘써 인력직기를 동력직기로, 동력직기를 다시 자동직기로 발전시키고, 또 평면직기에서 환상(環狀)직기를 개발해내며 자동직기 혁신에 평생을 바쳤다. 혁신적인 발전을 이뤄낸 토요타는 마침내 산업의 패러다임 전환기에 토요타자동차를 출범시킨다. 이것이 토요타자동차가 탄생하게 된 배경이다.

 

 

일본에 건너간 직기 기술은 현재 일본의 유명 도자기처럼 일본을 대표하는 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반면, 우리는 우리가 쌓아온 오랜 산업적 경험에서 큰 성과를 이뤄내지 못했다. 문익점이 1364년에 조선에 가져온 목화씨와 직기 기술이 우리나라가 아닌 일본에 건너 가 꽃을 피운 것이다. 이 같은 사실에서 우리는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

 

 

# 누구도 내다보지 않은 발견력

 

문익점이 외교사절단의 일원으로 중국 원나라에 파견된 것은 1362(공민왕 11, 또는 1363)이다. 이때는 홍건적의 난으로 국가 존립 자체가 위태로운 상태였다. 공민왕을 갈아치우려는 원황제의 명령에 맞선 문익점은 지금의 베트남 위인 교지국으로 귀양을 가게 되고 거기서 목화를 발견하게 된다. (사료에 따라서는 북경 근방에서 목화씨를 채취했다는 설도 있다.)

 

그는 목화를 보는 순간, 목화에 잠재한 '놀라운 가치를 알아 차렸다. 굶주리고 헐벗은 고려의 경제를 부흥시킬 위대한 씨앗으로 목화를 바라본 것이다. 이것이 우리나라에 목화가 도입되게 된 배경이다. 이로 인해 의료(衣料) 혁명이 일어나며 집집마다 목화를 재배하고 직기를 만들고 무명을 짜게 되는 것이다. 문익점 이전에도 많은 사람들이 목화의 존재를 알았을 터인데, 어떻게 해서 문익점만이 목화씨를 가져오게 된 것일까? 여기에 신성장 동력을 찾고자하는 문익점만의 평소의 관심력발견력이 작용한다.

 

처음 재배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목화는 10년 내 전국에 확산된다. 요즘 애기하듯, 마치 반도체 제조산업에서 얘기하는 무어의 법칙(Moore’s Law)’ 혹은 황의 법칙(Hwang’s Law)’처럼 확산 법칙이 지속적으로 작용한 것이다. 그리하여 국가적 사업으로 완전 자리매김 되어 소금, 광물등과 함께 3대 기간산업이자 심지어는 화폐의 기능도 맡게 된다. 조선 중기 들어 세금을 쌀로 받던 무명필로 받은 이를 잘 증명해 준다.

 

 

# 혁신을 위한 부단한 활동들

 

그렇다면 문익점 혁신 마인드는 어디서 나왔을까? 문익점의 목화 발견의 의의 중 하나는 그가 무한한 잠재가치를 찾기 위해 누구보다도 열린 눈과 상상력을 가지고 세상과 사물을 바라보았다는데 있다. 이는 평소 주변 사물이나 일에 대한 고정관념을 버리고 열린 눈과 귀로 새로운 가치를 보고자 하는 혁신 마인드와 상상력이 결합되어 만들어진 합작품이었다.

 

 창조적 파괴(Creative Destruction)의 저자 리처드 포스터와 사라 카플란은 혁신 성공 이유로 확산적 사고(Divergent Thinking)’를 주창하고 있는데 문익점 프로젝트가 이와 같다.

 

또한 남들이 미처 보지 못하는 진정한 필요(needs)’를 간파했다. 문익점이 목화씨를 가져와 이를 목면 직조 과정에까지 연결하고 관리한 것은 바로 필요가 수요를 창출한다는 사업적산업적 마인드 때문이었다. 그는 이 점을 누구보다도 잘 알았기에 역사적 과제에 몰두할 수 있었다. 현대적 의미로 해석하자면, 의료혁신을 통해 백성인 고객에게 감동경영의 극치를 보여주고자 한 것이다. 이 같은 성과가 폭발적인 목면 수요를 가져왔고, 대확산이 전국적 차원을 넘어 일본에까지 이어지게 된 것이다. 전형적인 신기술신제품 혁신 사례에 해당된다. 이것이 현재 토요타산업기념관의 첫 머리에 목화송이가 전시되어 있는 이유이다.

 

우리는 조직 내에서 늘 새롭고 강력한 새로운 사업을 찾기 위해 목말라 한다. 그러나 신성 동력 발굴의 가장 기초가 되는 디딤돌은 구성원 각자가 지닌 현업에 있다. 고객의 요구를 사전에 알고 철저하게 그에 부응하기 위한 자세를 가질 때 나온다. 현장의 목소리, VOC 등이 성가싫고 귀찮은 것이 아니라, 고객이 새로운 수익원을 찾으라고 다이모니아(dimonia)가 힌트를 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이를 대하는 자세부터 달라질 것이다. 생각의 앵글을 달리할 때, 세상을 놀래킬 놀라운 사업의 기회는 내 눈앞에 성큼 다가온다.

 

기업의 성장을 가로막는 장애물은 신선한 사유와 시도가 틀어 올 틈을 막는 고정된 관념이다. 성장을 위한 씨앗을 찾아내고 이를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자세는 그 어떤 혁신 활동보다도 크다. 과거의 성과를 야금야금 까먹으며 혁신활동을 하고 있지 않은지 살펴보고 신들메를 고쳐 신고 도약을 위한 자세를 추스릴 때 누구도 못 본 성장 동력이 찾아질 것은 분명하다. 문익점의 목화씨가 바로 그 베스트 프랙티스의 예이다. ⓒ전경일 인문경영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