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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강의/세종 | 창조의 CEO

[창조의 CEO 세종] CEO는 균형이 있어야 한다 (2)

by 전경일 2009. 2. 3.

 

[‘균형 잡기’는 CEO의 필수과목]

 

 

 

세종의 이러한 ‘균형감’은 종교ㆍ철학 분야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세종은 새로운 시대의 유교적 정통성과 뿌리 깊은 불교적 전통 사이에서 공존을 이루었던 CEO였다. 세종의 이러한 면모는 음악 제정 과정에서도 드러나는데, 중국의 음악을 어느 정도 참고로 할 것인지에 대해 그는 신생 조선의 CEO로서 자신의 입장을 분명하게 밝히고 있다.

 

세종은 “악무의 제도가 전적(典籍)의 내용과 상치하여 후대의 웃음거리가 되지 않을까”우려하면서도, 무조건적인 중국 모방이나 이전 사례의 재현에 매달리지 않고, 보다 실현 가능한 의례음악의 완성에 목적을 두고 이를 추진해 나갔다.

 

 

 

 

[균형감 잃은 충성은 결코 달갑지 않다]

 

 

 

 

더불어 그는 균형을 잃은 과다한 충성을 견제하고, 이를 제지 했다. 유사눌이 창업자인 태조ㆍ태종의 공덕을 노래한 음악인 ‘회례악장’을 죄다 외우게 하자고 주장하자 세종은,

 

 

“뜻은 훌륭하나 지금 시행하기에는 적당하지 않다.” 고 대응하고 있는 것이다.

 

 

 

 

전임 CEO들의 낯을 세우는데 세종이 그토록 관심을 기울였으면서도 유사눌의 요청에 대해 오히려 이렇게 대응하는 것을 보면, 그가 얼마나 균형 잡힌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 알 수 있다. 그만큼 그는 분명히 자기중심을 확고히 잡은 CEO였던 것이다.

 

 

 

 

[명분과 실리 가운데에서 균형을 잡아라]

 

 

 

 

사실, 세종의 이러한 균형감은 명분과 실리가 공존하던 분야에서 더욱 극명하게 드러난다. 세종이 명분과 실리 가운데서 균형감을 잘 잡고 있었다는 얘기는 연향에서 여악을 폐지하고, 남악을 쓰자는 주장에 대해 대응하는 방식에서도 잘 나타난다.

 

 

“우리나라에는 사람이 매우 적고 재원도 넉넉하지 못해서 남악만을 쓴다면, 여덟 살 이상된 사람을 써야 하는데, 두어 해 못되어 장성하면 쓸 수가 없다. 또 그들의 치장도 모두 나라에서 공급해야 하니 사람도 뒤를 대기 어렵고 재물도 넉넉하지 못한데 어찌 할 것인가. 만약 여악을 쓴다면, 자신이 치장을 준비하고 모습도 오랫동안 늙지 않을 것이다. 또 부인들의 방중 풍악도 어찌 없음이 옳겠는가. 대저 법을 세울 때에 후일을 염려하는 것이 마땅한데 법을 세우고서도 폐단이 생기면 마침내 시행할 수 없는 것이다.”(『세종실록』 25년 4월 임인)

 

 

 

 

세종은 이와 같이 말하고 있다. 이는 실로 국가 예산상의 문제를 반영한 현실성 있는 판단이면서, 동시에 여권(女權)에 대한 그의 자유주의적인 발상과 더불어 법 운용에 있어서의 엄정성을 그대로 들여 다 볼 수 있는 대목이라 아니 할 수 없다. 

 

 

 

 

어느 시대나 자신이 처해 있는 위치에 따라 사람들의 행동은 달라지기 마련이다. 이것은 한 사람의 국가 CEO뿐만 아니라, 기업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어느 정도 얻었다 싶으면, 누구나 추락의 여지가 있다. 이는 실제 장기적인 안목의 결여 때문이기도 하지만, 균형감의 부족에서 나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한 개인이 미처 갖추지 못한 개인의 인성도 이 균형감의 다른 모습이다. 이런 점에서 세종의 균형 잡힌 언행과 자기 경영 및 국가 경영은 반드시 어느 시대나, 누구에게나 필요한 성공 요건이라고 할 수 있다.

 

 

 

 

[세종으로부터 배우는 경영 정신]

 

 

 

 

* 국가나 기업에 있어 경영의 묘(妙)는 바로 ‘균형’이다. 이는 ‘극단’을 압도하며, 동시에 ‘탁월성’을 가져온다. 당신이 힘이 있다는 얘기는 얼마나 이를 잘 수행할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 ‘무난(無難)함’은 ‘균형’에서 얻어진다.

 

 

* 신ㆍ구 세대간에 자연스러운 권력 이동과 균형을 꾀하라. 이것은 ‘저항’을 없애라는 말이 아니다. 오히려 구세대의 재부(財富)를 그대로 끌어 들이기 위한 방법을 찾으라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인재 발굴과 경영상 인적 전략이 되어야 한다.

 

 

* 균형 있는 경영 원칙은 통합 능력이다. 이는 실제로 자기가 ‘경영의 핵심’이라는 인식에서 나온다.

 

 

*  정중하며, 우회적인 ‘권고(recommendation)’의 방식을 택하라. 소리를 질러 보아도, 어차피 들을 수 없는 사람은 있기 마련이다. 그들 대부분은 사실  ‘우리들’이다. 

 

 

* 국가나 기업 경영에서 균형감은 양 쪽 날개로 수평을 이루며 나는 것과 같다. 날지 않는 한, 당신의 강한 힘은 결코 발휘되지 않는다. 나는 것, 그 자체를 위해 오로지 ‘균형’에 몰두하라.

 

 

* 균형 잃은 충성심은 CEO를 파멸로 이끌 수 있다. 반대로 충성심이 없는 이들을 데리고 있는 것은 개를 데리고 일하는 것만 못하다. 이 양자 사이에 균형감을 잘 잡으라. 그것이 당신이 일을 성취하는 방법이다.

 

 

 

* 한 개인의 인성도 균형감에서 나온다. 스스로 균형 잡힌 언행과 행동은 반드시 자기 성공 요인으로 다가 온다. 자기가 성공한다면, 세상은 보다 쉽게 다가올 것이다.

ⓒ전경일, <창조의 CEO 세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