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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경영/르네상스 경영학

비전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의사소통의 대원칙

by 전경일 2025. 5. 20.

                                                                                 <존 코터>

 기업이 가야 할 새로운 방향을 직원들에게 이해시키고 그들의 헌신적 봉사를 얻어내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유명 회사들조차도 비전을 서투르게 전파해 실패를 맛본다. 경영혁신은 진척되지 못한 채 그 자리에서 흐지부지되고 만다. 비전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정보를 모으고, 이를 소화하고, 다른 대안을 생각해보고, 마지막 결정을 내리기까지는 수백 시간이 걸리는 게 보통이다. 그러나 수개월 간 이렇게 열심히 작업해온 경영진이 새로운 비전을 알기 쉽게 정리하는 마지막 순간에 대개 큰 어려움을 겪는다.

 

변화관리자 존 코터는 경영혁신에 성공하기 위해 다음 일곱 가지 원칙을 반드시 지킬 것을 주장하고 있다.

 

1) 쉬운 용어를 사용하라

비전을 효과적으로 전파하는 데 소요되는 시간과 정력은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이 얼마나 명확하고 단순한가에 달려 있다. 초점을 잘 맞추고 전문용어가 섞이지 않은 정보는 서투르고 복잡하게 작성된 정보보다 훨씬 적은 비용을 들여 쉽게 전달할 수 있다. 전문 기술용어라든지 경영대학원에서 배운 것 같은 말투를 쓰면 혼란과 의심만 불러일으켜 듣는 사람에게 소외감을 주고 오히려 방해가 된다. 의사 전달이라는 것은 내용이 솔직하고 간단한 데서 오는 우아함을 보일 때 가장 효과가 좋다.

 

간단하다는 것은 남을 속이지 않는다는 것을 말하기도 한다. 기술적 전문용어를 쓰는 것은 뭔가를 방어하기 위한 하나의 책략이다. 본래 생각이 어리석은 것이었다면 당연히 다른 사람들도 그렇게 느낄 것이다. 어리석음을 숨겨주던 보호막을 치워버리면 당장 공격을 받기 때문에 그 방패를 쉽게 버리려 하지 않는다. 또한 전문직 종사자들 사이에서나 쓰는 특수용어는 일부 사람들은 이를 이해하고 편하게 느끼겠지만 다른 사람들은 어리둥절해하고 소외감을 느낄 것이다. 성공적인 경영혁신을 위해서는 모든 의사 전달 과정에서 특수용어를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2) 은유법, 유추법 그리고 사례를 이용하라

은유법, 유추법 그리고 사례, 그것도 아니면 평범하지만 다채로운 언어에 복잡한 아이디어를 빠르고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힘이 있다.

 

적절한 단어들로 쓰인 메시지는 수백 가지 다른 정보들과 섞여 있어도 기억하기에도 쉽다. 광고 활동에 유능한 사람들은 이미지에 맞는 어휘를 찾아내는 데 익숙하다. 반면에 공학이나 경제학, 체육학 또는 재정학을 배운 사람들은 대개 그렇지 못하다. 그렇지만 누구나 다른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서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 그리고 대부분은 연습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방법을 찾아낸다.

 

예를 들어보자. “우리는 고객들이 특이하다고 생각하고 쉽게 알아볼 수 있으며 유명하다고 생각할 제품들을 설계하고 생산해내기를 원한다.”를 표현하려 할 때, “우리는 피아트보다는 벤츠를 더 많이 만들 것이다.”가 훨씬 기억에 남고 효과적이다. 이렇게 단 몇 마디로 된 문장은 감정에 호소할 수 있으므로 복잡한 내용을 전달하는 데 쉽게 성공할 수 있다.

 

3) 다양한 방법과 기회를 이용하라

비전을 효과적으로 전파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기회와 방법을 이용해야 한다. 대규모 회의, 메모지, 사내신문, 포스터, 비공식적 일대일 면담 등. 똑같은 이야기를 각기 다른 기회를 통해 여러 번 들으면, 지적으로나 감성적으로 이를 더 잘 이해하고 기억할 수 있다.

 

회사들은 비전 전파를 위해 엄청난 비용을 쏟아붓기도 한다. 이때 성공적인 경영혁신의 지도자들은 그 비싼 의사전달 통로가 하찮은 정보들로 채워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이에 잘 대처한다. 연례회의 주제를 보면, 1/3 이상이 더 이상 토의할 필요가 없는 주제들인데도 관례에 따라 상정됐거나 어떤 특정인이 고집을 부려 상정된 주제들이다. 결과적으로는 시간만 낭비하는 꼴이다. 대다수 사내신문은 별 의미도 없는 일반기사들로 가득하거나 특정인의 주장이나 선전기사만 실려 있다. 이런 대화의 일부분만이라도 잘 이용한다면 돈을 더 들이지 않고도 중요한 정보를 전달할 기회를 얼마든지 확보할 수 있다.

 

4) 반복, 반복 그리고 또 반복

아무리 잘 짜여진 메시지라도 단 한 번의 발표만으로는 듣는 이의 의식 속에 쉽게 젖어들지 못한다. 사람들의 마음은 너무나 많은 생각들로 가득 차 있고, 주의를 끌기 위해서는 수많은 다른 얘기들과 경쟁해야 하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단 한 번의 발표로는 그에 따른 의문사항들에 해답을 주지 못한다. 그렇기 때문에 효과적인 정보 전달을 위해서는 반복하기를 이용하여야 한다.

 

성공한 경영혁신을 보면, 어떤 경우든지 직원들이 지적으로나 감성적으로 힘든 문제들을 헤쳐나갈 수 있도록 힘을 북돋아주기 위해 수없이 많은 대화의 기회를 갖는다. 수많은 관리자, 감독자, 그리고 경영자 모두가 그들이 하는 매일매일의 일을 새로운 비전의 관점에서 보려고 노력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될 때 사람들은 경영혁신의 방향에 대해 이야기할 좋은 전달 방법을 쉽게 찾아낼 수 있다.

 

5) 솔선수범이 중요하다

회사가 나아갈 새로운 방향을 전파시키는 데는 행동으로 보여주는 방법이 가장 강력하다. 최고경영진이 경영혁신의 비전을 몸소 생활화하면, 회사 직원들은 이를 사내신문에 실린 수백 가지 이야기보다 더 진지하게 받아들이며, 경영혁신이나 비전이라는 것이 정말 믿을 만한 것인가 아니면 일시적인 장난에 불과한 것인가에 대한 의구심도 모두 사라진다.

 

말로 하는 것은 쉽지만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은 쉽지 않다. 특히 냉소적인 사람들은 말로 하는 것은 믿지 않고 행동으로 보여주어야만 믿는 경향이 있다. 같은 맥락으로, 입으로는 이렇게 말하고 행동은 저렇게 하는 언행 불일치는 비전 전파를 망쳐버리는 첩경이 된다.

 

6) 모순처럼 보이는 사실은 분명히 해명하라

경영혁신을 성공적으로 이루려면, 직원들에게 전달할 메시지에 숨은 중요한 모순점들을 항상 분명하게 해명해야 한다. 어차피 혼란을 피할 수 없을 때는 항상 간단하고 솔직하게 설명해야 한다.

 

생산성 향상 추진팀이 원가절감을 위해 불철주야 애쓰는 동안에도, 회사는 임원 전용 제트기를 여섯 대나 임대하여 사용했다. 직원 수백 명이 해고당하고 있는데도 최고경영진은 호화로운 숙소에서 생활했다. 비용을 절약하기 위해 어떤 부서는 크리스마스 파티도 취소했는데 사장은 단 한 차례의 회의를 위해 경영진 모두를 일등석 비행기에 태웠다.

 

이런 오만하고 거드름을 피우는 경영방식은 이제 사라지고 있다. 빠르게 변하는 세계에서는 직원들의 감성과 이성을 함께 끌어들여야 하므로, 의사전달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경영자는 강력한 회사를 만들지 못한다.

 

7) 먼저 잘 들은 뒤, 잘 듣게 만들어라

대개의 사람들은, 특히 교육을 많이 받은 사람일수록 한번 부딪쳐 직접 경험해본 것이라야만 쉽게 받아들이는 특성이 있다. 여기서 부딪쳐 경험한다는 것은 질문해보고, 도전해보고, 토론해보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비전 내용을 전파시키기 힘들다는 이유로, 직원들의 의견을 무시한 채 그저 일방적인 발표만으로 모든 것을 끝내버리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이는 직원들 스스로 자긍심을 느끼지 못하게 만든다. 경영혁신을 위해서는 의사전달이 항상 양방향으로 일어나도록 노력해야 한다.

 

경영혁신을 처음 시도하는 사람들은 비용 때문에 양방향 의사 전달 방법을 기피한다. 그들의 논리는 양방향 의사 전달에 드는 비용이 한 방향 의사 전달에 드는 비용보다 두 배나 된다는 것이다. 그들은 직원들이 모든 일을 비전의 관점에서 처리하게 될 때 얼마나 큰 힘을 발휘하게 될지는 잘 모른다. 사람들이 비전의 안목으로 하루하루를 생활한다면, 비용을 별로 들이지 않고서도 비전을 전달할 수 있는 수십 가지의 대화방법을 찾아낼 수 있다. 사람들이 비전을 자기 것으로 받아들이지 않으면 경영혁신 과정은 실패로 끝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