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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관리/세계적인 경영 구루들의 경영비법

이기려는 자, 자신의 내부 핵심역량에 집중하라

by 전경일 2025. 3. 26.

 

 

핵심역량(core competence)’이란 경쟁우위의 원천이며, 시장에서 살아남는 원동력이다. 개인과 마찬가지로 조직 또한 자신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핵심역량에 집중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다. 이런 핵심역량의 개념은 게리 하멜과 C.K. 프라할라드의 논문 The Core Competence of the Corporation에 의해 더 구체화되기 시작했다.

 

핵심역량은 단순히 자기가 잘할 수 있는 것이라는 차원을 넘어선다. 하멜과 프라할라드에게 있어 핵심역량은 4가지 조건을 충족하는 것이어야 한다. 조직의 핵심역량이란 곧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것’, ‘차별화된 것’, ‘확장력이 있는 것, ‘복사가 불가능한 것이다.

 

이 핵심역량은 리더 개인에게도 적용해볼 수 있다. 단순히 잘하는 것이 아니라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고, 남들이 따라 하기 어려우며, 다른 분야에서도 발휘될 수 있는 능력이어야만 리더의 진정한 핵심역량이 될 수 있다. 이와 같은 힘은 매우 본질적이고 근원적이기 때문에, 이미 몸담고 있던 기존의 분야에서뿐만 아니라 다른 관련 분야에서도 경쟁력이 될 수 있다.

 

앞의 4가지 조건만 갖춘다면 무엇이든 핵심역량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세계적인 조직들이 가진 핵심역량은 무엇일까? 이면희는 <마케팅과 경영전략을 위한 비즈니스 스쿨>에서 각각 기업들의 주요 핵심 역량을 전달하고 있는데, 그 키워드를 한번 찾아내보자.

 

제너럴일렉트릭(GE)’은 극도로 다각화된 사업 분야를 관리해오면서 그 탁월한 관리 능력을 자신의 핵심역량으로 만들었다. 반면 ‘P&G’는 수많은 브랜드를 성공적으로 이끄는 능력이 있다. ‘코카콜라는 자사의 브랜드 이미지 자체가 핵심역량이다. 그 밖에 월트디즈니는 고객 서비스가, ‘페더럴 익스프레스월마트는 신속하고 효율적인 물류 시스템이, ‘혼다는 엔진관련 기술, ‘도요타는 생산의 효율성, ‘소니는 소형화 기술, ‘캐논은 정밀기계와 광학 기술이라는 핵심역량을 가지고 있다.

 

그러면 핵심역량은 어떻게 찾아낼 수 있을까? 어느 정도 자질 있는 사람이라면 자신의 조직이 갖춘 핵심역량을 이미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이를 좀 더 체계적으로 찾아보려면, 마이클 포터의 가치사슬을 활용할 수도 있다. 원래 가치사슬은 한 조직의 강점과 약점 그리고 차별화 요인을 분석하고, 원가분석을 통해 가치사슬의 문제점을 개선하는 데 목적이 있다. 그러나 이는 핵심역량을 도출하는 데에도 유용한 수단이 될 수 있다. 가치사슬에서 핵심역량을 발견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이것이 우리의 핵심역량이다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어야 한다.

 

만약 핵심역량을 발견했다면 그것을 더 강화하기 위해 보유한 자원 대부분을 투입하여 집중할 필요가 있다. 반대로 말하면 핵심역량이 존재하지 않는 분야는 모두 전략적 제휴나 아웃소싱을 통해 해결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말이다. 물론 핵심역량 강화에는 투자가 필요하다.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구조조정, 리스트럭처링(restructuring)’이다. 구조조정이라면 축소, 해고, 감원 등을 떠올리기 쉽지만 원래 의미는 개인이나 조직이 나아갈 방향을 새롭게 조정하는 것이다. 따라서 사업구조의 재구축, 사업의 통폐합, 특정 부문의 분리 혹은 독립, 새로운 분야의 개척 등이 모두 구조조정을 위한 활동이다. 그리고 더 넓게는 타 조직의 흡수합병도 여기에 포함될 수 있다. M&A를 포함한 구조조정의 목적은 단기적인 수익의 극대화가 아닌 핵심역량 강화에 있다.

 

핵심역량을 제외하고 모두 아웃소싱하라는 말은 이제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아웃소싱을 한다는 것은 이제 그들과 우리 조직이 전략적 파트너이며, 조직의 내부와 외부의 경계가 불분명해지고 있다는 증거이다. 따라서 경제성 있는 아웃소싱 파트너를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아웃소싱 상대와 우리 내부의 원활한 흐름을 만들어내야 한다. 만약 아웃소싱이 정착되고 효율적으로 운영된다면 그 자체가 차별화된 핵심역량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우리의 핵심역량이 다른 조직에 필요한 것이라면, 그것을 사업 확장의 기회로 만들 수도 있다. 우리가 상대편의 아웃소싱 파트너가 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핵심역량의 조건 중 하나인 확장성의 의미는 바로 여기에 있다.

 

토머스 프리드먼의 세계는 평평하다에는 ‘UPS(United Parcel Service)’의 사례가 등장한다. UPS는 세계적인 물류 운송업체이다. 그리고 UPS의 핵심역량은 전 세계에 확보되어 있는 최신식 물류 시스템이다. 프리드먼은 UPS의 핵심역량을 공급사슬의 관리 능력에서 찾는다. 이 핵심역량을 통해 UPS는 자신의 사업이 아닌 도시바의 노트북 수리로 새로운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이를 프리드먼은 아웃소싱과 대비되는 인소싱이라고 불렀다. UPS는 고객이 의뢰하는 고장 난 노트북을 제조회사로 가져다주고, 수리가 완료된 물건을 다시 고객에게 전달하면 된다.

 

그러나 UPS는 회사 안에 노트북 AS팀을 새롭게 창설하여, 수리를 의뢰한 노트북을 수령하고 자체적으로 수리한 뒤 다시 고객에게 배송하는 서비스를 수행하고 있다. 서비스가 더 빨라졌을 뿐 아니라 비용도 절감됐으리라고 짐작해볼 수 있다. UPS가 하는 일은 이것뿐만이 아니다. 포드의 배송 시스템이 낙후되어서, 공장에서 출고된 포드자동차를 딜러에게까지 배송하는 데 기존에는 한 달 이상이 소요되었다고 한다. 포드는 시스템을 새로 만들기보다, UPS의 물류 시스템을 활용하기로 하였다. 이제 UPS는 포드 자동차의 운송뿐 아니라 포드 공장에서 생산된 새 차에 바코드를 붙여서 딜러에게 차의 이동경로를 추적하여 알려주고 있다. 포드는 UPS의 도움으로 운송시간을 10일 가량이나 줄였다.

 

UPS는 핵심역량을 응용하여 새로운 사업에 진입하여 수익을 올릴 수 있게 되고, 노트북 회사와 자동차 회사는 UPS의 핵심역량을 활용해 비용도 줄이고 고객이 만족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게 되었다. 이러한 형태의 네트워크가 바로 조직에 핵심역량에 집중해야 하는 이유이다. 그래서 하멜과 프라할라드는 미래의 기업들이 네트워크의 형태를 가지게 될 것이라고 전망하는 것이다. 이런 형태를 인간과 사회, 기술, 그리고 기업까지 따라가고 있는 중이다.

 

어떤 기업이든 내부를 살펴보면 그 기업이 지금까지 유지되어 온 데에는 핵심역량이란 게 있을 수 있다. 혹은 주요 수익원이 있고, 그것을 만들어 내는 어떤 종류의 역량이든 그것이 존재할 것이다. 그 내부의 미발견된 가치를 찾아내 이를 극대화시킬 수 있도록 경영상의 모든 자원과 전략을 배분하는 것이야 말로 기업 성장의 비결이다. 하멜과 프라할라드는 이 점을 핵심역량이란 말로 풀이하고 있는 것이다.